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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조너선 하이트 : 도덕심리학으로 사회를 읽어내는 심리학자

by jjdgbz 2025. 4. 13.

조너선 하이트 : 도덕심리학으로 사회를 읽어내는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 도덕심리학으로 사회를 읽어내는 심리학자

 

현대 사회는 정치적 양극화, 세대 갈등, 문화 충돌 등 복잡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요? 인간의 심리와 도덕 감정에서 출발해 사회적 현상을 분석한 심리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입니다.

하이트는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NYU Stern School of Business)의 윤리학 및 리더십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도덕심리학(moral psychology) 분야의 권위자로 손꼽힙니다. 그의 연구는 인간이 어떻게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지, 왜 같은 상황에서도 서로 다른 도덕 기준을 적용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너선 하이트의 대표 이론과 저서, 그리고 그의 연구가 현대 사회와 우리 삶에 어떤 통찰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도덕은 직관이 먼저다: '코끼리와 기수' 이론

조너선 하이트의 가장 유명한 이론 중 하나는 '코끼리와 기수(Elephant and Rider)' 비유입니다. 그는 인간의 도덕 판단이 대부분 이성적 사고 이전에 직관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코끼리는 직관, 기수는 이성을 상징합니다.

즉, 우리는 어떤 상황에 대해 먼저 본능적 반응(코끼리)을 하고, 그 이후에 논리적 근거(기수)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의 “인간은 이성적 존재”라는 통념을 뒤엎는 개념으로, 감정과 직관이 우리의 판단과 행동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이 이론은 특히 정치적 갈등이나 도덕적 논쟁을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 서로 다른 직관을 가진 사람들이 아무리 논리로 설득하려 해도 통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이트는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먼저 그들의 코끼리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도덕 기반 이론: 진보와 보수는 왜 다르게 느낄까?

하이트는 도덕 기반 이론(Moral Foundations Theory)을 통해 사람들이 도덕적 가치를 구성하는 6가지 기초를 제시했습니다. 이 여섯 가지는 돌봄(care), 공정성(fairness), 충성(loyalty), 권위(authority), 순수성(sanctity), 자유(liberty)입니다.

그는 정치 성향에 따라 어떤 도덕 기반을 더 중시하느냐가 달라진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진보주의자들은 주로 돌봄과 공정성을 중요시하며, 보수주의자들은 충성, 권위, 순수성까지 더 넓은 기반을 활용한다고 분석합니다.

이 이론은 단순한 정치적 구분이 아니라, 상대방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창으로 활용됩니다. 하이트는 도덕이 하나의 보편적 기준이 아니라, 각 개인과 집단의 심리적 진화에 따라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갈등을 줄이고 공존을 도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바른 마음』과 『분열된 공화국』: 현대사회를 꿰뚫는 통찰

조너선 하이트는 그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중서 『바른 마음(The Righteous Mind)』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왜 선한 사람들끼리 정치적으로 싸우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도덕과 정치 성향을 설명하는 이론을 전개합니다.

또 다른 저서 『분열된 공화국(The Coddling of the American Mind)』에서는 젊은 세대가 지나치게 불안정하고 위협에 민감한 이유를 분석하며, 심리적 회복탄력성(resilience) 부족사회적 과잉보호를 비판합니다. 이는 현대 교육과 소셜미디어 문화에 대한 비판적 분석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이트의 책들은 단순한 심리학 이론서가 아닙니다. 그는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적 철학자이자 공공 지식인으로서 현대사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결론: 이해의 시작은 심리학에서

조너선 하이트는 인간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면적인 존재인지를 도덕심리학을 통해 풀어낸 심리학자입니다. 그의 이론은 단지 학문적 흥미를 넘어서, 우리가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갈등을 줄이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그는 “진리는 한쪽 편에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의 연구는 우리 모두에게 보다 넓은 시야와 공감 능력을 요구하며, 단순한 ‘옳고 그름’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심리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를 가르쳐줍니다